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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가 다른 이유

여러분들은 영국식 영어과 미국식 영어, 어느 쪽은 선호하시나요? 우리나라는 학창 시절부터 미국식 영어를 접해왔습니다. 그리고 워낙에 미국 문화가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미국식 영어를 듣는 게 확실히 귀가 편안해지는 느낌이죠.


토익 리스닝 시험 칠 때도 영국 억양과 발음으로 얘기하는 화자가 있다면 정말 죽빵을 날리고 싶었던 적이 몇번 있으셨을 수도 있겠네요.


영국과 미국은 같은 언어인 영어를 사용하지만 둘을 같이 들었을 때의 느낌은 정말 다릅니다. 같은 문장을 읽어도 영국인이 읽을 때랑, 미국인이 읽을 때는 굉장히 색다른 문장처럼 느껴지죠.


여기엔 언어학적 차이, 지역적 특성 차이 등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발음, 억양 등 떠오르기 쉬운 요소들도 있긴 하지만, 제가 좀 구체적으로 작성해봤습니다.



1. 미국식 영어는 영국식 영어보다 전통있다.

이건 영국인들이 인정하기 싫은 사실일 지도 모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미국이라는 나라를 만든 건 영국인들입니다. 물론 이건 팩트입니다.


영국인이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 그들은 모두 현재의 미국식 영어 발음을 사용하고 있었죠. 예를 들면 r 발음을 굴린다던지 하는 것 말이죠. (워터가 아닌 워러 등)


영국의 남부에 사는 부유하고, 높은 계급의 사람들은 자신을 좀더 특별하고,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발음을 바꾸기 시작했죠. winter'win-terr' 라고 말하지 않고 'win-tuh' 라고 부르는 것 따위 말이죠. 이 사람들이 바로 우리가 posh라고 부르는 영국의 고위 계급층입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도 이 posh 발음에 큰 영향을 받았구요.


이 특유의 발음은 "Received Pronunciation"(이하 RP) 이라고 불리며 영국 남부 특유의 발음으로 자리매김 하게 됩니다. RP는 영국 전역에 영향을 끼치게 되고, 영국은 현재 미국의 발음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하게 됩니다. 고로 현재의 미국 영어는 옛날 영국인들이 쓰던, 더욱 전통있는 영어라고 볼 수 있죠.



2. 영국식 영어는 불어와 비슷하다.

불어는 여러 방식으로 영국 영어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물론 이것도 영국인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 있지만요.


그 근거로 첫번째로는, 11세기 노르망디의 공작인 윌리엄이 영국을 침공했을 때를 들 수 있습니다.이 때는 지배층이 프랑스계이기 때문에, 프랑스어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죠. 프랑스어는 영국내의 학교, 법원, 대학교에서 사용되고 상류계층이 사용하는 언어가 되었고,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간 계급에 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영어와 프랑스어가 짬뽕이 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두번째 근거로는, 1700년대에 영국에서는 프랑스 스타일의 말과 스펠링을 사용하는 이상한 유행 퍼짐으로써 영국의 영어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영국에서 사용되는 영어는 불어와 닮았다는 느낌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미국의 영어는 이런 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미국 사전을 편찬한 Noah Webster(노아 웹스터)


3. 미국식 영어 스펠링은 사전편찬자의 의견으로 인해 바뀌었다.

미국식 영어 사전과 영국식 영어 사전은 많이 다릅니다. 두 사전은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진 완전 다른 저자가 편찬했기 때문입니다.


영국식 영어 사전은 런던의 학자들에 의해 편찬됐고, 이들은 그저 알려진 영어 단어 그대로를 옮겨 놓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식 영어 사전은 노아 웹스터(Noah Webster)라는 사전 편찬자에 의해 만들어 졌는데, 노아는 좀더 직관적으로 보였으면 하는 바램과, 미국식 영어 스펠링이 영국식 영어 스펠링과 달랐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기존 영국식 영어의 방식에서 탈피한, 독립적인 형태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죠. 그래서 그는 'colour(색깔)', 'honour(영광)' 등의 단어에서 'u' 자를 없애버렸습니다. 이 단어가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그리고 '-ise' 로 끝나는 단어를 '-ize' 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미국 영어의 스펠링은 소리나는대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4. 미국식 영어는 줄여서 말하기를 좋아한다.

미국 사람이 하는 영어를 영국 사람이 못알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미국식 영어에서는 동사 자체를 말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줄여 말하기가 습관화 되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면 '난 그들에게 편지를 쓸거야' 를 영국에서는 'I'll write a letter to them' 이라고 할겁니다. 미국 사람은 "I'll write them" 으로 짧고 간결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너 쇼핑 갈래?' 물어보면 'I could go'가 아닌 'I could' 라고 대답하곤 하죠.


미국인들이 빠르게 말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고..영국인들은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걸 정확히 말하는걸 좋아하는 것도 있습니다. 누가 옳다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는 거지만..전 영국 영어 방식에 손을 들겠습니다.


각 나라에서 차용해온 영어 단어


5.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각각 다른 나라에서 차용한 단어들이 있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확실히 다르게 진화해왔다는 걸 이제는 알고 계실겁니다. 문화적 영향 또한 크게 받아왔는데, 영국과 미국은 외국어를 그대로 차용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단어를 빌려온 게 각각 다른 나라라면? 같은 것을 다른 단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죠.


예를 들면 영국에서는 '고수' 를 표현할 때 불어를 차용하여 'coriander' 라고 표현합니다. 미국에서는 스페인어를 차용하여 'cilantro' 라고 하죠.


그리고 '가지'를 표현할 땐 영국에서는 아랍어를 차용하여 'aubergine' 이라고 하고 미국에서는 'eggplant' 라고 합니다. 그냥 계란처럼 생겨서 이렇게 부른다는데..미국인들은 식물 이름도 굉장히 쿨하게 짓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