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은 부동산 버블과 붕괴, 디플레이션등으로 요약 됩니다.
그래서 한국은 물가가 하락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일본과 다르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일본의 부동산(지가) 지수를 봅시다.
1991년에 고점을 찍고 폭망한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일본의 물가도 1991년 부터 하락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 물가는 부동산이 망한 1991년 부터가 아니라
1998년까지 정체,상승을 반복하다가 지금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소비자물가지수는 폭망하기 전에 먼저 신호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라
이미 다 폭망하고 길거리 나앉고 거지 되고 나서도 한참후에 현상이 나타나는 후행지표라는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국의 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 해서 불황이 아니고 디플레이션이 아니라는건 개소리입니다.
그럼 일본의 폭망이 현실화 되기 이전에 경고해주던 지표는 없었을까요?
일본의 생산자물가지수는 80~85년 까지 정체중이다가 86~90까지 '눈에띄게' 하락합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그 구조상 대공황이 오지 않는 이상 눈에 띄는 하락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길거리 점포들이 버틸대로 버티다가 망하기 직전이나 되서야 겨우 '폐점 정리 세일'에 들어가는걸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리고 그 망한 자리에는 새로운 점포가 들어와서 다시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판다 그래서 소비자물가지수는 하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산자물가지수는 말그대로 생산자인 업체들 사이의 가격이므로 철저히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안팔리면 값을 내려서라도 납품하려고 하므로 생산자물가지수는 경제가 안좋으면 가시적인 하락이 나타나게 됩니다.
일본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다르게 고스란히 불황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즉, 디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지수가 아닌 생산자물가지수에서 먼저 나타난다는게 이 글의 핵심입니다.
그럼 한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어떤 상태일까요?
이미 한국의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생산자물가지수는 1998년 IMF때도, 2008년 서브프라때도 겪지 못했던 속도와 폭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에 편중된 한국 경제 특성상 제조업의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제조업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이미 2008년 서브프라임 수준 이하로 추락한 상태입니다.
단순히 생산자물가지수가 하락한다는 것만으로 디플레이션 혹은 일본식 경제불황이 오지는 않습니다.
일본의 실수를 3줄로 요약해봅시다.
1) 1980년대 중반 생산자물가지수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경제가 불황 조짐을 보이자
2) 일본 정부는 대출을 장려하였으나, 유동성이 생산적 활동에 투자되는 대신 엉뚱한 부동산에 몰리게 되었고
3)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부동산 버블은, 바로 버블이 붕괴되며 긴 후유증을 남겼다.
이것이 바로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원인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단순히 생산자물가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는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의 생산자물가지수가 하락하던 기간인 2012~2015년 동안 부동산이 오른 것을 보세요.
우리나라도 정부가 대출을 장려하였으나 생산활동에 투입 되는 대신 엉뚱한 부동산이 오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또다른 문제는 지나친 저금리로 망해야 될 기업들이 망하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으며 (좀비기업, 한계기업)
살아야 될 기업들의 발목을 잡아 같이 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 출처 : http://www.ekn.kr/news/article.html?no=189632
KDI "중소기업 정책금융 좀비기업 연명수단으로 변질"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421&aid=0001872967
요약
1) 실물 경제는 이미 침체기에 돌입한지 오래고
2) 정부는 실물 경제를 살리려 값싼 이자의 대출을 장려하지만
3) 유동성은 엉뚱한 부동산, 부실기업에 흘러들어가며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일본 폭망 스텝 1-2-3를 그대로 따라 밟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건 마지막 한단계뿐.